헌법재판소장 이종석 후보자 지명, 민주당 송곳 검증 예고

법률도 사람이 만든 거라 완벽하진 않습니다. 내 권리를 침해하는 것 같다면 ‘이거 맞나?’ 하고 다시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때 누구나 헌법재판소에 ‘이 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판단해줘!’ 하고 헌법소원심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장 이종석 후보자 지명, 민주당 송곳 검증 예고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를 이끌 후보자로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는데, 깐깐하게 검증하겠다는 예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헌법재판관 & 헌법재판소장, 뭐 하는 사람

헌법재판관

헌법재판소를 구성하는 9명의 재판관입니다. 9명이 함께 법이 위헌인지 아닌지 들여다봅니다. 위헌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족수는 6명입니다. 대통령·국회·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지명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임기는 6년입니다.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소를 대표하고 이끄는 재판관입니다.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받아 헌법재판관 중에서 임명합니다.

이종석 후보자, 어떤 사람

보수 성향으로 평가되는 이 후보자는 30년 가까이 법관으로 일하고 2018년 10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 자리에 올랐습니다.

법관 재직 시절 별명이 ‘도덕 교사’일 만큼 원칙주의자 소리를 들었습니다. 대통령실은 “뚜렷한 소신과 해박한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헌법 질서 수호에 앞장선 사람”이라며 이 후보자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가올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을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왜 송곳 검증을 하겠다는 거야

헌법재판소를 잘 이끌지 걱정된다는 건데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같은 과 동기잖아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79학번 동기로, 서로 거리낄 게 없는 찐친이라고 합니다. 이에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으로 후보자에 지명된 건지, 자격이 맞아 된 건지 깐깐히 따지겠다고 했습니다.

임기 11개월밖에 안 되잖아

보통 헌법재판소장의 임기는 헌법재판관의 임기인 6년 안에서 끝내는 게 관례입니다. 2018년 10월 헌법재판관이 된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소장이 돼도 임기가 약 11개월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일할 수 있겠어?’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층 대변하잖아

이 후보자는 과거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날 때 소수의견으로 합헌 의견을 냈습니다. 지난 9월 국가보안법 관련 심판에서도 모든 국가보안법 규정이 헌법에 맞는다고 봤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는 문서를 갖고만 있어도 처벌하는 법입니다. 이에 한쪽으로 치우쳐 헌법재판소를 운영하진 않을지 검증하겠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아직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날짜는 안 잡혔습니다. 현재 나오는 전망 살펴보겠습니다.

임명될까

현재 국회 의석수 과반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도 쉽지 않을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현재 대법원장 자리에 더해 헌법재판소장 자리까지, 사법부의 중요한 두 자리가 모두 비게 될 거란 걱정이 있습니다.

임명된다면?

헌법재판소에 보수색이 짙어질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소장에 오르면, 빈 헌법재판관 자리는 대통령이 채워넣을 차례입니다.

그러면 현재 진보 우위인 헌법재판소 구도가 ‘중도·보수 6 vs. 진보 3’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과거엔 합헌이었던 사건이 앞으로 위헌 결정을 받거나, 반대로 위헌이었던 사건이 합헌 판단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