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법원이 지난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영장은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영장 기각은 유·무죄 판단과 별개의 사법 절차에 불과합니다. 검찰이 보강 수사를 통해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해소해야 합니다.
1심 단계
법원이 심리 중인 사건들은 아직 1심 단계입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이 나오든 대법원까지 갈 것이 예상되면서, 이 대표는 최소 1년여간 주 3회 이상 꼬박꼬박 법원에 와야 합니다. 이 기간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019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9개 사건에 관해 4개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직업이 피고인’으로 불렸는데, 그와 비슷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됩니다. 현역 제1 야당 대표를 피고인으로 만든 사건들을 숫자로 되짚어 보겠습니다.
◐ 3=이재명 대표가 피고인인 사건들
이 대표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성남 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3개 사건의 피고인입니다.
우선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2021년 12월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 1 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사업 특혜 의혹 관련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응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발언들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대표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은 검찰이 2021년 9월 수사에 착수한 지 1년 6개월여 만에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긴 건입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정진상·유동규 씨 등과 공모해 특정 민간업자가 사업에 선정되도록 해 수천억 원의 이익을 몰아줬고,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그만큼 손해를 입었는데,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이 대표라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은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관내 4개 기업의 신축 인허가나 토치 용도변경 등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성남 FC에 후원금 명목의 뇌물을 전달하게 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두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판사 김동현)가 심리 중이다. 검찰이 두 사건을 한 데 묶어 기소하면서 한 재판부가 두 사건을 심리하게 됐습니다.
◐ 5 =백현동·대북송금 기소되면 5개로 늘어나
‘백현동 개발특혜·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은 사건의 최정점으로 꼽혔던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사실상 수사가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다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하더라도 기소는 기정사실이라, 이 두 사건을 재판에 넘기게 되면 이 대표가 피고인인 사건은 3개(2개 재판)에서 5개로 늘어납니다.
◐ 8 =검찰이 현재 적용한 법 조항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에 대해선 ☆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제삼자뇌물) 죄 ☆ 위국환거래법 위반죄가 적용됐다. 아울러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위증교사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으로 이 대표를 기소하며 ☆ 부패방지법 위반죄 ☆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한 바 있다. 같은 날 함께 기소된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에 대해서는 이 대표에게 ☆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을 적용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10 = 법원이 다루고 있는 혐의 내용들
이 대표의 공소장과 구속영장 등에 적힌 모든 혐의 내용은 총 10개에 달한다.
먼저 ①성남시장 당시 중개인 청탁에 따라 민간업자에게 용도지역 상향, 기부채납 대상 변경, 임대아파트 비율 축소 등 각종 특혜를 주고 수익을 몰아준 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백현동 개발특혜 의혹)입니다.
②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김성태(구속기소) 쌍방울 그룹 회장에게 청탁을 받아주는 대로 스마트팜 사 겁과 방북 비용의 대가로 북한에 총 800만 달러를 대납하도록 했다는 혐의(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③2018년 경기지사 선거 방송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사건으로 재판받는 과정에 증인에게 허위증언을 요구했다는 혐의도 받습니다.
위례·대장동 사건과 관련해선 ④정진상 등과 공모해 위례 사업 과정에서 직무상 비밀을 이용, 남욱 씨 등 민간업자가 시행자로 선정돼 211억 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혐의
⑤정진상 등과 공모해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김만배 씨 등을 시행자로 선정되게 해 7886억 원의 이득을 취하게 한 혐의
⑥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받았어야 할 배당이익(6725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확정이익 1830억 원만 받게 해 민간업자에게 4895억 원을 몰아주고 손해를 입힌 혐의 등이 있습니다.
이 대표는 또 ⑦성남 FC 구단주를 겸임하며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푸른 위례 등 4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33억 5000만 원을 뇌물로 받고 그 대가로 각종 건축 인허가·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특가법상 뇌물) ⑧성남시 부지를 매각하는 대가로 네이버에 성남 FC 운영자금 명목의 50억 원을 요구하고, 네이버의 뇌물을 기부금으로 숨기도록 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아울러 ⑩지난해 9월 기소된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두 가지 발언에 대한 혐의 사실까지 포함하면, 법원이 심리 중인 혐의 내용만 총 10개에 달합니다. 적용된 법 조항만 6개입니다.
◐ 5095 =이재명 대표의 배임 혐의액
기소된 3개(선거법 위반·위례 대장동·성남 FC) 재판과 백현동·쌍방울 사건까지 합쳐서 볼 때, 이 대표의 배임 혐의액은 총 5095억 원으로 늘었다. 대장동 사건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힌 손해를 4895억 원으로 추산한 검찰은 공사가 백현동 사건에서 최소 200억 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특혜를 주면서 이를 포기했다고 본 데 따른 것입니다.
◐ 239 =이재명 대표의 뇌물 혐의액
뇌물액도 20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검찰은 쌍방울이 북한에 송금한 800만 달러(약 106억 원)를 이 대표를 위해 대납한 뇌물로 판단했습니다. 성남 FC 사건 관련 후원금 133억 5000만 원이 이 대표를 위한 뇌물이었다는 판단도 앞서 있었던 만큼, 검찰이 추산한 이 대표의 뇌물 혐의액은 총 239억여 원이 됐습니다.
◐ 남은 사건들까지 고려하면 원세훈 넘어설 수도
아직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 배임 혐의의 동기에 해당하는 김만배 씨 관련 428억 원 약정 의혹 등 잔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428억 원이라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민간업자들에 대장동 개발 사업의 특혜를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게 골자입니다.
수원지검은 2018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사 수임료를 쌍방울이 전환사채 20억 원, 현금 3억 원 등으로 대신 냈다는 의혹과 이 대표의 쪼개기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입니다. 김성태 전 회장이 재판에서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약 1억 5000만 원을 이 대표 측에 기부했다”라고 밝히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격주 1회 법원에 출석하고 있고, 위례·대장동과 성남 FC 공식 재판이 주 1~2회로 열리기로 예정되면서 이 대표는 많게는 격주로 주 3회 법원에 출석해야 합니다. 백현동과 대북송금마저 기소되면 기본적으로 주 3회 법정에 서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 수사 중인 사건들마저 합쳐지면 출석 수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앞서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재임 시절 민간인 댓글 부대운영에 국정원 예산 66억 원을 썼다는 혐의(국고손실 등)를 시작으로 총 9차례 걸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사건들은 4개 재판부에서 2년 가까지 진행됐는데, 원 전 원장이 많게는 하루에 세 번까지 재판을 받으면서 ‘직업이 피고인’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원 전 원장처럼 재판을 많이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문데, 비슷한 수준까지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이 대표의 변호인단에) 전관 변호사들도 포함돼 있는데, 변호사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슈, 금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영 경기 한 눈에 살펴보기 (0) | 2023.09.29 |
---|---|
방송사 밥그릇 뺏어가는 OTT, 국내 광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 (0) | 2023.09.28 |
전기차 보조금 680만이 78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확대방안 발표 (1) | 2023.09.25 |
위니아전자, 기업회생 신청하고, 또다른 회사들 괜찮은가? (0) | 2023.09.25 |
신종 불공정거래 집중 대응 나선 금융 당국 One Team 선언 (0) | 2023.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