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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얻는 지혜

사람을 얻는 지혜는 위선과 탐욕이 난무하고 이기심이 판치는 지금 우리 시대에 지혜의 대가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빛나는 통찰과 조언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2012년 출간된 『너무나 인간적이지만 현실감각 없는 당신에게』의 개정판으로, 스페인의 대철학자이자 예수회 신부, 생활철학의 대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대표작인 『인생을 사는 지혜의 기술』의 내용을 중심으로 번역하였다. 이 책의 저자, 줄거리, 느낀 점을 적어본다.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누구인가

저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스페인 사라고사 지방, 칼라타유드 지역인 벨몬테에서 1601년에 태어났다. 아버지 프란시스코 그라시안 가르세스는 의사였고, 손위 형제들이 일찍 죽는 바람에 그가 장남이 되었다. 18세에 예수회에 입회하여 21세까지 2개의 철학 과정을 공부했고, 사라고사 대학에서 4개의 신학 과정을 이어간 후, 25세(1627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8세(1630년)까지는 인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발렌시아의 수도원에서 3년간 수련기를 마쳤다. 40세에 설교자로 큰 성공을 거둔 후에 출간한 『재능의 기술』을 더욱 깊고 폭넓게 확장한 책이 바로 『사람을 얻는 지혜』이다. 그는 예수회 신부였지만, 글 안에는 종교적 언급이 거의 없고 기독교 도덕 개념을 지향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생각한 근본적인 삶의 목표는 성공과 명성보다는, 개인의 성숙이었다. 그리고 인간의 근본을 지키면서도 실용적인 성공 전략을 놓치지 않았다. 저자는 많은 함정과 악한 행동을 미리 알아야 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어리석은 사람이나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 자신을 지킬 방법을 전하고자 했다. 저자가 살던 17세기 전후, 스페인은 과거 150년간 유럽의 지배자로 군림하다가 서서히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30년 전쟁 개입으로 경제적 위기가 왔고, 포르투갈 및 카탈루냐의 반란, 전쟁 참패 등으로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적으로는 황금시대였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에 대한 환멸과 덧없음, 종교적 희망, 죽음의 편재라는 특징이 바로크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반에 드러나던 시기였다. 말년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교회의 허가 없이 책을 출간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고 교수직에서 해임되었으며, 감금과 감시에 시달려야 했다. 계속되는 처벌과 불이익으로 아픔을 겪다가 1658년 5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책의 줄거리

사람을 얻는 지혜의 내용을 살펴보면
1부 인간의 위대함은 운이 아니라, 미덕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윗사람을 이기려고 하지 말라. 군조는 도움을 받는 건 좋아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능가하는 건 원치 않는다. 그에게 조언할 때에는 마치 잊어버린 것을 상기시켜 주는 듯이 해야 한다. 정념에 사로잡힐 때에는 일을 맡지 마라. 남들의 기대감이 너무 높을 때는 시작하지 마라. 호의를 베푸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얻어라.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을 분리할 줄 알라. 남 일에 너무 신경 쓰느라, 자기 자신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계속 이어지는 행운은 뭔가 의심스럽다.

2부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현실을 인식하라
호의를 얻으려면 먼저 호의를 베풀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침묵이라는 안전한 곳으로 피한다. 절대 평정심을 잃지 마라. 동요되지 않는 것이 지혜의 핵심이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이 자신에게 고통을 준다면, 나중에 대책 없는 상태가 되느니, 지금 다른 사람을 언짢게 하는 것이 낫다. 수단은 결과에 이바지할 때만 빛난다. 결과만 좋으면 수단이 옳지 못해도 황금빛이 된다. 모든 사람의 요구를 다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 요청하는 사람이 서서히 실망을 느끼게 거절을 해야 한다. 완전한 거절도 안 된다. 높은 자리에 앉을 자격은 결단력이 있는 자에게 주어진다.
3부 인생은 짧지만 잘 살아낸 삶의 기억은 영원하다.
칭찬하는 사람의 말도 잘 걸러들어야 하지만, 비난하는 사람의 말은 더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통치하는 일에서도 모른 척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솔함이 의심되지 않을 때만 행동하라. 진짜 의도를 감추어라. 겉모습이 별로면 실제로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들이 당신이 하는 일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 없다. 누군가가 그 가치를 인정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간결한 말은 듣기에 좋고, 협상에도 적합하다.
4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가장 위대한 일이다.
지인의 결점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절대 자신에 대해 말하지 말라. 자신을 칭찬하는 것은 헛된 일이고,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사기를 꺾는 일이기 때문이다. 재능이 탁월할수록 잘난 척을 삼가야 한다. 자기 흠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해서, 남의 흠으로 덮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감출 줄 모르는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이다. 불평은 늘 명성을 떨어뜨린다. 대신 적들을 저지하고 친구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장점들만 알린다. 훌륭한 겉모습은 내적인 완벽함을 드러내는 최고의 방편이다. 만일 거절할 일이 생긴다면,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거절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가져야 한다. 수천 개의 결점 중에서도 단 하나의 완벽함을 발견하라. 다친 손가락을 보여주지도 말고, 다쳤다고 불평하지도 마라. 드러내지 마라. 나를 더 빛나게 해주는 사람과 함께하라.
5부 지혜는 내면의 절제에서 나온다.
정념이 일어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스스로 정념에 사로잡혔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럴 때 감정이 다스려지기 시작한다. 때때로 가장 많이 의지하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참아야 한다. 말할 때에는 유언을 남기듯 신중해야 한다. 내용 일부를 퍼뜨리라. 재물보다는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잃을 게 없는 사람과는 싸우지 마라. 그들은 모든 것을 잃어 더는 잃을 게 없고, 그래서 온갖 무례한 행동을 한다. 너무 친밀해지면 완벽함에서 나타나는 우월함도 빛이 바래고, 존경도 얻지 못한다. 아주 명백한 경우라도 한발 물러서는 게 좋다.
6부 이 세상은 천국과 지옥의 중간에 있다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셈이다. 큰 어려움 앞에서는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원하는 걸 얻는 진정한 비결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한순간의 쾌락이 평생의 수치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행복과 불행을 합하면 제로가 된다. 그래서 지혜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 인생은 연극과 같은데, 처음에는 얽히고설키다가 끝으로 가면서 점점 풀린다. 따라서 좋은 결말만 신경 쓰면 된다. 오늘 친구를 믿으면서도 내일 그가 최악의 적이 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라. 나쁜 것을 결코 기쁨이나 평가의 주제로 올려서는 안 된다.. 험담하는 사람은 늘 미움을 사기 마련이다.
7부 인생의 진정한 공부를 마지막으로 미루지 말라
아름다운 인생의 여정은 3가지. 독서, 살아있는 사람과 교제, 나 스스로와의 교제 부탁할 때에는 그들의 기분이 좋거나, 몸과 마음이 배부를 때를 노려야 한다. 비밀을 털어놓지 마라. 남의 비밀은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 상대가 갚을 수 없을 정도로 과하게 선을 베풀어서는 안 된다.
8부 5년마다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라
운명은 우리를 조롱하길 좋아한다. 가장 자신만만한 날이 가장 불명예스러운 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혼자만 비난하지 마라. 반박하는 사람에게는 반응하지 말라. 공연히 참견하지 말고, 남들이 원할 때에 가야 제대로 환영받을 수 있다. 존경과 사랑을 함께 받기는 어렵다. 허기를 남겨두라. 좋은 것은 조금 즐길 때, 맛이 배로 좋아진다. 어떤 사람과도 관계를 아주 끊지는 마라. 그렇게 하면 좋은 평판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적이 될 수는 있다. 이익을 주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누구라도 나에게 피해를 줄 수는 있다. 만일 어쩔 수 없이 누군가와 관계를 끊어야 한다면 감정이 폭발해서가 아니라 서서히 우정이 식었기 때문이라고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부러진 손가락을 보여주면 모든 공격이 그 손가락에만 집중된다.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그것에 대해 절대로 불평하지 마라. 악의를 가진 사람들은 당신의 약한 곳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낙담한 듯한 인상도 주지 마라. 상대방은 그것을 핑계로 당신을 조롱거리로 삼으려 할 것이다. 운명도 때로는 우리의 가장 약한 곳을 노려 상처를 입힌다. 고통이 사라지고 즐거움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면, 고통이나 즐거움이 어디에서 오는지 함부로 드러내지 마라.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가장 우수한 창도 창날을 잡으면 손을 베이지만, 자루를 잡으면 뛰어난 무기가 된다. 어려움을 초래하는 수많은 일도 그것의 장점만 생각하면 오히려 인생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어떤 일에나 유리한 점이 있는가 하면 불리한 점도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사물이나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환시키는 능력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사물이나 상황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본다. 이들은 불운이 닥쳐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태도로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자세는 어떤 인생을 추구하건 매우 유용하다. 친구, 가족, 지인들의 단점에 익숙해져라. 당신이 그들에게 의존하거나 그들이 당신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서로의 단점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에는 꼴도 보기 싫을 정도로 성질이 고약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 따라서 못생긴 얼굴에 익숙해지듯이 요령껏 이들의 고약한 성질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처음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단점도 익숙해지면 점차 불쾌감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성품을 알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상대방을 미워한다. 그리고 가끔은 이러한 천박한 미움의 감정으로 인해 훌륭한 인품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화살을 겨누기도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면 미움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을 미워하는 것보다 자신에게 손해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과 친하게 지낼수록 그만큼 자신이 더 돋보이고, 그들을 미워할수록 자신은 더 보잘것없어진다.

3. 책을 읽고 느낀 점

사람을 얻는 지혜에서 세상에는 인생과 인간관계에 대한 다양한 조언이 넘쳐난다. 하지만 현실에 바탕을 두지 않은 조언은 허상에 불과하고 오히려 인생을 더욱 꼬이게 만든다. 아무리 선한 의도를 가졌더라도 현실감각이 부족하면 쉽게 조롱의 대상이 되고,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 따라서 원하는 삶을 실현하고 싶다면 철저히 현실에 기반한 실질적인 지혜와 처세술을 갖춰야 한다. 위선과 탐욕이 난무하고 이기심이 판치는 지금 우리 시대에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저서 『사람을 얻는 지혜』가 더욱 절실하게 와닿는 이유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기적이고 불완전한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아갈 때 알아야 할 지혜들로 가득하다.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품위와 여러 가지 미덕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 상대의 속셈을 간파하고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상대를 적절히 이용하는 생활의 지혜도 알려준다. 때로는 뱀처럼, 때로는 비둘기처럼 행동함으로써 위선으로 가득 찬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조언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고통과 괴로움의 대부분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고, 부족한 현심감각과 균형감각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 책은 시대와 사회를 뛰어넘어 보편적인 진리를 전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이 책에서도 그라시안 특유의 압축인 문장과 화려한 수사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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