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테러 사건, 문화재보호법이나 재물손괴죄로 처벌 가능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조선에서 가장 중요한 궁궐’이었던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 경복궁이 ‘낙서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무슨일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경복궁 낙서 테러 사건, 문화재보호법이나 재물손괴죄로 처벌 가능

무슨 소식 들었어

16일, 첫 번째 낙서 발견

16일 새벽, 서울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서 약 6m 길이의 낙서가 발견됐습니다.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영화 공짜’ 등의 문구와 특정 사이트 주소를 남긴 것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과 서울경찰청 청사 담벼락에서도 같은 사람이 남긴 걸로 보이는 낙서가 발견됐습니다.

17일, 또 다른 낙서 발견

다음날, 낙서된 곳 바로 옆에서 또 다른 낙서가 발견됐습니다. 영문·한글이 섞인 3m 길이의 낙서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18일, 두 번째 낙서 용의자 자수

두 번째 사건의 용의자는 범행 하루 만인 18일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습니다. 범행 이유를 묻자 "관심 받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일, 첫 번째 낙서 용의자 검거

경찰이 CCTV 영상과 택시 승·하차 기록을 토대로 추적한 끝에 사흘 만에 10대 용의자 두 명을 붙잡았습니다. 두 용의자는 "불법영상 공유 사이트 낙서를 쓰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구 가능할까

40여 명의 전문가가들이 복원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복구할 수는 있지만 간단하지 않다고 합니다. 솔·망치로 표면의 스프레이를 걷어낸 다음, 레이저로 태워 흔적을 지우고, 주변 돌과 비슷한 색깔로 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기간도 일주일 넘게 걸리고, 비용도 수억 원 대에 이를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범인들 확실하게 처벌해야 해!”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처벌이 가능하나

문화재보호법 위반

국가 지정 문화재에 손상을 입히면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거나(=문화재보호법 92조), 보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최대 50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어요(=문화재보호법 99조). 이번 사건 범인은 여기에 해당해 실형을 받을 거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물손괴죄도 적용 대상

경찰은 경복궁 낙서 혐의 외에 경찰청 외벽에 낙서를 한 건에 대해 재물손괴죄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 3년 이하 징역이나 7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추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문화재청은 경복궁 외벽을 비추는 CCTV를 2배 이상 늘리기로 했고, 경찰도 주변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문화재 ‘낙서 테러’ 사건은 이전에도 여러번 있었다고 합니다.

2017년

한 남성이 경상도 울산시에 있는 문화재인 ‘언양읍성’ 성벽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2022년

10대 2명이 경기도 여주에 있는 지정문화재 ‘영월루’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습니다. 용의자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 만 14세 미만이라 처벌은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