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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얼마 전 끝난 2023 FIFA 여자 월드컵 결승 봤나요?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여자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하지만 연일 축하 분위기가 이어져도 모자랄 판에 스페인은 분노로 뒤덮인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여자축구 우승 시상식에서 '강제 키스'로 난리 난 스페인 현재 상황
여자축구 우승 시상식에서 '강제 키스'로 난리 난 스페인 현재 상황

왜 무슨 일이 있길래?

시상식에서 스페인 왕립축구연맹(RFEF) 회장의 성추행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메달을 목에 건 선수 한 명 한 명이 RFEF 회장 루이스 루비알레스에게 축하를 받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스트라이커인 제니퍼 에르모소 차례가 왔을 때 루비알레스가 에르모소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것입니다. 이후 에르모소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밝히며 사람들이 분노했습니다. 동의 없는 스킨십은 성폭력이라는 거예요. 루비알레스는 에르모소와 합의한 키스였다고 반박했습니다. 에르모소가 루비알레스의 말은 거짓이라는 성명을 내면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어떤 상황인데?

사람들의 분노가 계속 커지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SeAcabó(이제 끝났다) 운동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스페인 사회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제도적으로는 성차별·성폭력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계속 돼왔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1) 스페인의 성폭력에 관한 정책

2004년 가정폭력을 젠더 폭력으로 딱 규정한 뒤로, 지난 20년간 여러 성평등 법안을 추진했습니다. 정부 장관 자리의 40% 이상은 남성과 여성이 공평하게 채워야 한다는 법안이 나오거나, 유럽에서 최초로 유급 월경 휴가를 보장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입니다.

(2) 성에 인식

남성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지속 돼왔습니다.(=마치스모 Maschismo). 기업에는 여전히 남성 임원 비율이 높고요. 2018년 세계적으로 #MeToo 운동이 계속될 때도 스페인에서는 반향이 크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나옵니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성차별·성폭력을 비판하고 나선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도 보수와 진보 가리지 않고 루비알레스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남자 축구계 유명 인물들도 루비알레스를 비판하며 에르모소 편에 섰습니다. 심지어 총리까지 공개 비판에 나섰다고 합니다.

이번 사태, 어떻게 끝날까?

일단 FIFA는 루비알레스의 권한을 임시 정지한 상태입니다. 스페인 검찰은 루비알레스의 성범죄 혐의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스페인 여자 월드컵 대표팀 23명을 포함한 선수 수십 명은 루비알레스가 사퇴할 때까지 국가대표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스페인 축구 여성 대표팀이 들어 올린 것은 우승 트로피뿐이 아니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페인 내의 뿌리 깊은 성차별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스페인 사회가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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